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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Republic of 관리자 77843 2009-05-12 00:55:05
사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원화가치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97개 공공기관의 작년 순이익이 7조5000억 원에 그쳐 재작년보다 57% 줄었다. 공공기관 총부채는 44조원 이상 늘어나 320조원을 넘어섰다. 대외 환경이 나빠진 탓에 예상했던 대로 공기업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임금은 재작년보다 3% 늘어난 5533만원으로 제조업 평균 임금 3238만원보다 70%나 많았다. 산업은행·한국예탁결제원·중소기업은행·산은캐피탈 등 14개 기관은 평균 임금이 8000만원을 넘었다. 순이익이 반 토막 나고 빚은 불었는데도 사장부터 사원까지 받을 건 먼저 받아갔다는 것이다.
더욱이 토지공사·대한주택보증 등 67개 기관은 직원들에게 1692억 원의 주택자금을 대출해줬다. 2007년 1185억 원보다 43%나 늘었다. 162개 기관이 시행하고 있는 학자금 대출 지원액도 1305억 원으로 10%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임금 상승률이 3%로, 2007년의 5%보다 조금 낮아진 대신 복리후생 지원을 크게 늘린 것이다. 공기업들이 자기네들 방에 이렇게 불을 지폈던 작년 하반기 우리 경제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 민간기업 근로자들은 구조조정의 서늘한 칼날을 목에 느끼며 살았다.
올해 처음 공개된 공공기관의 노조가입 현황을 보면 이런 공기업 방만 경영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전체 공기업 직원 26만1961명 가운데 17만2282명이 노조에 가입해 노조 조직률이 65.8%에 이른다. 민간 제조업체 노조 조직률 10.8%보다 6배나 높다.
이렇게 노조의 조직률이 높아 노조 힘이 막강한데다 경영진은 임기 동안 잠시 머무르는 '손님'에 지나지 않다 보니 사실상 노조가 공기업의 '주인' 노릇을 해왔다. 정치적 고려에 의한 낙하산 인사일수록 이런 힘의 불균형이 더 커져 경영권 행사가 어려워지고 노조 비위를 맞추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노조의 입김이 이렇게 커지다 보니 근로자들도 너나없이 노조 지붕 아래 편안하게 지내겠다고 해서 노조 가입 역시 덩달아 늘고 있다. 역대 정권 모두 집권 초에는 공기업 개혁을 외치다 결국 흐지부지되고 만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역시 그동안 여섯 차례나 공기업 선진화 계획을 내놓았고, 대통령은 공공기관장들에게 "조직을 스스로 개혁할 자신이 없으면 물러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그러나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은 요지부동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교장에게 교사 정원의 20%까지를 공개모집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 데려오고 싶은 다른 학교 교사를 자기 학교로 발령 내 달라고 교육청에 요구하고, 부적응 교사는 다른 데로 보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준다. 또 교장 재량으로 과목별 수업시간을 20% 범위 내에서 늘리거나 줄여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학교가 알아서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자율학교도 현재 282개교에서 2500개교로 늘린다고 한다.
교장 한 사람만 제대로 해도 학교 분위기는 확 바꿀 수 있다. 서울 후암초등학교 최화순 교장은 2006년 3월 이 낙후된 도심 학교에 부임한 뒤 공책 쓰기를 집중 지도해 3년 만에 학력신장 우수학교로 변모시켰다.
일본 공교육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는 후지와라 가즈히로씨는 취업정보회사 리쿠르트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다 2003년 도쿄의 첫 민간인 교장으로 와다중에 부임했다. 그는 학원강사를 초빙한 '요루스페'라는 방과 후 수업, 토요일마다 지역주민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학생을 지도하는 '도테라' 제도를 운영해 와다중을 2008년 스기나미구(區) 학력 1등 학교로 키워냈다. 사회 명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사회체험교육도 학부모 호평을 받았다. 작년 8월 임기가 끝난 뒤엔 오사카 지사(知事) 교육특별고문으로 위촉돼 오사카의 교육개혁을 지도하고 있다.
2003~2004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객원교수를 지내면서 13개 미국 초·중·고교를 방문하고 '미국 교장론'을 쓴 충남대 교육학과 주삼환 교수는 "한국 교장은 대궐 같은 교장실에 외로운 성주처럼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있지만 미국 교장은 학생 보살피고 시설 관리하며 돌아다니느라 교장실에 앉아 있을 짬이 없다"고 썼다.
미국 교장을 만나 보면 지금 어떤 교실에서 몇 학년이 무슨 수업을 하고 있는지, 어떤 학생 성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거의 꿰고 있더라는 것이다. 심지어 학교 모든 시설 열쇠를 들고 구석구석 살피고 다녀 아이들이 '키 보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미국 교장들은 교사 채용권을 갖고서 자기 책임 하에 학교를 운영한다.
이렇게 교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고 성과에 따라 평가받게 하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교육은 상당히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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