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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몽니''생떼' 南 신뢰프로세스에는 안 통한다
데일리NK 2013-06-14 18:47:07 원문보기 관리자 480 2013-06-18 10:52:45

남북 당국회담 무산 여파에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오히려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북한의 '몽니'에 흔들리지 않고 신뢰와 원칙을 지키면서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여론도 박 정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프로세스가 본격 가동되기 위해선 북한의 호응이 전제돼야 하지만 일방적인 약속 파기와 비상식적 북한의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신뢰프로세스 자체가 가동될 수 없다는 것이 박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때문에 대화를 위한 대화에 연연하지 않고 북한의 잘못된 행태에 적극적인 공세를 펴면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 지난 5개월간 보여준 정부의 대북 기조다.

이러한 대북 기조에 여론은 우호적이다. 지난 12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리얼미터)에 따르면 이번 남북당국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의 격(格)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우리 국민 71.4%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특히 과거 이명박 정권의 대북 정책에 대해 진보와 보수가 엇갈린 평가를 내놨지만 현재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 6일 북한의 전격적인 대화제의는 한때 '정전협정 파기' '1호근무태세' 등 한반도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던 상황과 비교하자면 확 달라진 태도였다. 이에 북한의 도발에 원칙적인 자세를 보이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 둔 대북기조에 북한이 결국 노크해 온 것이란 평가가 주를 이뤘다.

특히 개성공단 잠정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정부는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제의했다. 과거와 달리 통일부 대변인을 비롯해 장관이 당국 간 대화에 나서라는 대북 메시지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보냈다.

또한 북한의 대화결정은 중국의 강한 압박이 주효했지만 대화에 나서라는 남한의 메시지가 없었더라면 북한이 쉽게 나오지 못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기존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비핵개방3000'의 경우, 비핵화 문제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 걸었다는 측면에서 남북 간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은 향후 박 정부의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대남 공세를 지속적으로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싸움'이나 '주도권 싸움'을 가장 중시하는 북한이 신뢰프로세스에 끌려간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자 1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을 내세워 회담 무산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면서 "남조선 당국자들이 그 무슨 '신뢰프로세스'를 떠들지만 그것이 이전 '정권'의 대결정책과 한치도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강한 거부감에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신뢰를 쌓자는 정부의 대북기조에 중국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북한이 대화에 진정성이 없으면 대화가 필요없다는, 중국은 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면서 "원칙을 지키며 대화하겠다는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중국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대북기조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에 대해 "우리가 북한에 끌려가지 않았다는 것, 잘못이 우리에게 있지 않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전쟁 중에도 대화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북한이 진정성 있는 대화에 준비가 돼 있지 않는 행보를 최근에도 보여왔다"고 말했다.

김소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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