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서 주민 16명 탈북해 북한 당국 '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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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경지역에서 뇌물을 받고 탈북 방조(傍助)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보안원들에 대한 당국의 검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함경북도 지역에서 최근 16명의 주민이 탈북을 감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16명의 주민이 한꺼번에 탈북한 사건이 터지면서 (당국이) 비상이 걸렸다"면서 "중앙에서 이런(주민 탈북)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건이 발생하자 충격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에 탈북한 16명의 주민은 세 가족으로 구성됐고, 한국에 탈북자 가족을 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때문에 이처럼 탈북 위험인물로 분류하지 않았던 주민들이 무리를 지어 탈북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보안 당국은 발칵 뒤집혔다. '관련자들을 색출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자신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는 보안원들은 밀수꾼이나 무직자 등의 집을 방문, 거친 말을 해가면서 이번 탈북을 방조한 주민을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직접 검열이 내려온 것도 모자라 탈북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보안원들이 신경이 날카로워졌다"면서 "이런 보안원들은 밀수 장사꾼들에게 '관련자 몇 명만 불면 이번엔 봐주겠다'고 말하는 등 시비를 걸기가 일쑤다"고 전했다. 또한 당국이 더 충격을 받은 부분은 이번에 탈북을 감행한 주민들이 평상시에도 탈북을 암시하는 말을 했던 사실이 있었다는 점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당국은 이웃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탈북한 주민들이 평상시에 "매일 여기에서 허덕거려봐야 어려운 생활을 면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등 각종 불만을 제기했다는 점을 이제야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에서 나온 인민보안부 고위 간부들은 담당 보안원들에게 '왜 이들을 철저히 감시하지 않았나'에 대한 총화작업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이번 탈북 사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다들 놀라워한다"고 전했다. 그는 "'각박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진짜 도망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었다"면서 "더구나 중앙 검열이 진행되는 기간에 보란 듯이 갔으니 주민들은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면서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감시·감독을 담당하는 보안원들이 연일 (상부에) 불려가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해 탈북을 한 것에 대해 '똑똑하다'는 반응도 나온다"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고생을 하면서도 가지 못하는 우리가 머저리(바보)'라는 말들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주민들의 최대의 이야깃거리는 단연 이번 '세 가족 탈북 사건'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지금 여기 있는 우리들 중에서도 언젠가는 탈북 할 수도 있다' '선(탈북브로커)이 없어서 가지 못 하지 선만 있으면 갈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도 탈북자 가족들이 한국에서 보내오는 돈으로 간부들 생활에 못지않은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탈북을 해 한국행에 성공한 주민들에 대해서 주민들은 '부귀영화를 누리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말들도 흔히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주민들은 이번 탈북 사건으로 인해 당국의 감시 강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정은이 집권 이후 국경통제 강화, 가족을 통한 탈북자 유인·납치 등 탈북자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경지역 주민들에 대한 감시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탈북자 가족만 쌍심지를 켜고 감시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체 주민세대에 대한 감시가 이뤄질 것 같다"면서 "손전화(핸드폰) 통화 전파 감지 등 보안 장비도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장사까지 막는 거 아니냐'면서 향후 있을 포치(지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다만 일부 주민은 '가자고 결심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가고야 마는데 무슨 수로 그 많은 사람들을 감시하겠냐'는 말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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