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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직전 5일동안의 행적..( 3 ) 편
Korea, Republic of 돌통 0 1090 2022-05-03 09:41:36
3편


● 정상회담 준비에 들뜬 김일성 


◇ 김일성 : “그런 식으로 일하려면 최고사령관이고 조직비서고 싹 그만두라!”

김정일 : “통일, 통일 하는 놈들은 다 노망난 것들이야!”


■ 정상회담 준비에 들뜬 김일성


7월 3일 묘향산에 도착한 김일성은 행장을 풀기 바쁘게 김영삼 대통령의 숙소로 정해진 초대소를 찾았다. 냉장고의 크기며 방의 조명문제, 가구 색깔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둘러본 김일성은 김영삼대통령을 만나보기나 한 듯 들뜬 마음으로 자기 서재로 돌아가 무엇인가 부지런히 글을 썼다. 훗날 자기가 답방으로 서울에 도착했을 때 환영파티에서직접 낭독할 연설 원고였다.

원고는 30분짜리 분량이었는데 내용의 기본요지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이런 것이었다. 반세기 만에만난 서울 시민에게 하는 인사말로 시작하여, 북한의 정치적 안정과 사회주의의 우월성, 라진-선봉지구에 대한 소개, 그 황금의 삼각주를 한국에 열어주겠다는 약속, 또한 한국은 돈이 많지만 북한은 그
대신 주먹이 강하다는 비유법으로 남과 북의 긍정성을 평가하고 나서 앞으로 이 두 개가 합쳐진다면우리 한반도는 세계 선진국으로 당당하게 소리칠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일성은 이렇게 통일연설문을 제 손으로 직접 작성해보며 그날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어 흥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는지 김정일에게 전화로 장시간 읽어주기까지 하였다. 그때 김정일은 김일성에게 “수령님! 서울 시민에게 그냥 ‘김일성이 왔습니다’ 그러지만 말고, ‘백두산의 호랑이 김일성이 왔습니다’라고 큰소리를 치십시오”라고 대답했다. 그 부추김에 김일성은 어린애처럼 마냥 좋아했다.

그러나 그 전화를 받고 난 뒤의 김정일은 전혀 달랐다. 그는 서기에게 연형묵, 리용철, 김용순을 비롯한 자신의 최측근들을 당장 데려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날 밤 김정일은 대동강초대소에서 이들과비밀모임을 가졌다.

대동강초대소는 1980년대 말 김정일이 김일성에게 선사한다면서 수천만달러를 들여 지은 집이다.그 호화스러움이 얼마나 극치에 이르렀으면 김일성도 그 집을 돌아보고 나서 너무도 어이가 없어 “이런 걸 하나만 더 만들면 우리나라는 망하고 말것이다. 조직비서가 나에게 낯내기 해서 뭘 얻자는거야. 당장 폭파해버려!” 하면서 노기등등했다.

김일성 신격화 가운데 하나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한치도 어김없이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그의 말을 법으로, 신의 명령으로 각색하기 위해 북한 정부는 수십년 동안 인민에게 그 어떤 불가능도 ‘수령님의 교시’로 강제로 집행케 해 왔던 것이다.

때문에 폭파하라고 말하면 말 그대로 폭파해야 했지만 김정일은 김일성에게 거짓말을 했다. 너무도 많은 돈이 들어가서 폭파하기엔 아까우니 대신 외국 수반급 초대소로 쓰겠다는 것이었다. 김일성도수천만달러를 잿가루로 날려 보내기엔 아까웠던지 “다시는 그 따위 짓을 하지 말라”고 단단히 오금을 박은 후 허락했다.

그러나 대동강초대소는 그때부터 파티라든가 각종 비밀모임이 이루어지는 김정일 전용 초대소로 이용됐다. 김일성에게서 전화를 받고 통일연설문 내용을 구절구절 듣고 난 그날 밤, 김정일은 최측근들을 대동강초대소로 불러들여 이런 질문부터 들이댔다.

“통일이 중요한가, 사회주의가 중요한가. 누가 한번 대답해봐.”

김정일이 조용히 묻자 그즈음의 통일분위기를 강조하는 의미인 것으로 안 누군가가 재빠르게 대답했다.

“장군님, 수령님대(代)에 우리는 기어이 통일을 이룩하고야 말 것입니다.”

순간 김정일은 와인잔을 내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저 새끼 내다 쏴 죽이라!”
그러자 정황을 파악한 연형묵이 대뜸 한 발 나서며 말했다.

“장군님, 우린 통일보다 사회주의가 더 소중합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김정일은 속에 맺힌 이야기를 쏟아내듯 역설했다.

“맞단 말이야, 우린 사회주의를 지켜야 돼! 지금 통일하자는 놈들은 사회주의를 포기하자는 놈들이야. 동독이 먹힌 것처럼 우리도 당장 흡수되고 말아. 그러면 당신들이 이 자리에 살아나 있을 것 같아서 그 따위 소릴 해! 통일, 통일 하는 놈들은 다
노망한 놈들이야!”

그 노망이란 누굴 두고 한 소리였을까. 통일보다 사회주의가 더 소중하다는 그 말 한마디를 듣고 싶어김정일은 한밤중에 최측근들을 불러냈을까. 그때부터 간부들은 통일이란 소리를 단 한마디도 꺼낼수 없었으며, 더욱이 김일성 사후에는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에 통일을 주제로 문학을 일절 창작하지 말 데 대한 당중앙 선전부 내적지시가 떨어졌다. 또한 국부(國父) 사망 기회를 노려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북침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국에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준전시 상태를 선포함으로써 온 나라를 통일 분위기에서 대결 분위기로 급변시켰다.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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