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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브로커에게 돌을 던져라
0 273 2005-04-02 13:36:51
탈북브로커에게 돌을 던져라


(뉴라이트)탈북브로커에게 돌을 던져라 그 돌은 부메랑이 될 것!

어머니의 고향은 제주도 한림이다. 4.3사건으로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린 나이에 뭍으로 나와 식모살이를 전전하셨다. 글도 배우지 못해 편지 한통 주고 받지 못했고 필자가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가서 어머니의 친지 분들을 다시 찾게된 30여년동안 빛바랜 흑백사진으로만 그리움을 삭혀온 분이었다. 당신의 어머니 묘를 뒤늦게 찾아 오열하시는 모습은 그대로 부모시대의 자화상이었다.

한많은 시절이었다. 가난한 시대는 어머니에게만 고통을 주지 않았다. 어머니의 친지 분들도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이산의 고통을 감수하였다. 밀항선에 올라 일본에 가신 분들! 이른바 일본의 3D업종에 종사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아 가족들에게 송금하신 분들. 그 돈으로 집도 마련하고 자식들 먹이고 입히고 학교 보낸 것은 물론 장사밑천도 마련했다고 한다. 이제는 살만 해지신 분들의 고생담은 그때 막 대학에 입학했던 필자를 숙연하게 했다.

이산의 고통에 기생하여 부를 착취했던 브로커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밀항을 했으니 합법적으로 송금할 수 없었다. 20%를 떼고 80%를 송금해주며 부를 쌓았을 일본인, 혹은 재일 조선인 브로커에게 적대감이 일었다. 맑스주의를 탐독하며 부자들에 대한 적대감을 증폭시켜 가던 필자에게 브로커에 대한 적대감은 일반적인 감정 그 이상이었다.

그런데 그 분들은 그 브로커들에게 고마움과 억울함의 양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 브로커라도 없었으면 가족들에게 송금할 수 없었던 것이다. 브로커가 아니었다면 돈을 전달하는 방법은 유일하게 다시 밀항선을 타고 왕래하는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는 브로커에 주는 커미션과 비교할 수 없는 비용이 소요되었고, 어렵게 구한 직장마저 불안해지는 것이어서 선택사항이 될 수 없었다.

브로커! 이제는 생소해질 만도 한 이 단어가 한국사회에 다시 등장했다. 탈북자들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직업군이 그들이다. 탈북자들이 두만강이나 압록강을 건널 때는 식량을 구해 가족에게 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러나 중국공안과 김정일이 파견한 특무들에게 ?겨가며 그들이 선택한 곳은 한국이었다. 이들은 오매불망 가족을 잊지 못한다. 그 그리움을 어찌 막을 것인가! 한국에서 받거나 번 돈을 북에 남겨둔 가족에게 보내고 싶어한다. 비참한 생활을 하는 가족들을 데려오고 싶어한다. 그러나 햇볕정책이라는 해괴한 논리들은 이들의 여망에 재갈을 물렸다.

탈북브로커는 재한 탈북자와 냉정한 햇볕의 중간지대에 존재한다. 그들은 북한의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해주는 교량자이며, 이산된 가족들을 만나게 해주는 조직자(?)라고 변명한다. 아무리 그래봐야 그들은 필자에게 비참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의 그리움을 이용해 돈을 버는 자들로 비춰진다. 하지만 필자는 그들에게 종교적 헌신성이나 운동적 사명감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필자의 외가분에게처럼 필요악으로 여겨진다.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한다는 어떤 고상한 사람들이 탈북브로커를 단속하라고 목청을 돋운다. 이들이 기획탈북을 자행하고 북한 체제를 흔들며 분란을 조성하고 있으니, 정부가 나서서 이들을 청소하라고 요구한다. 탈북자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블랙코미디다. 일본 내 브로커 때문에 외가의 친지들이 일본행 밀항선을 탔다는 주장보다 더 어안이 벙벙한 이야기다. 한국에 김정일을 칭송하는 탈남 브로커가 있다고 탈남해서 북한에 가는 이가 있는가?

탈북자들의 한과 그리움을 잘 알고 있는 필자는 탈북브로커에게 돌을 던지지 못하겠다. 중국 동북에서 김정일 특무에게 납치되거나, 중국 감옥에서 옥살이를 각오한 사람들만이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다. 이미 햇볕을 누리며 어둠의 편에 선 자들은 돌을 논할 자격이 없다. 그들이 던지는 돌은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은 대체로 진리인 듯하다.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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