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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아내와의 3년-여섯 번째 이야기
Korea, Republic o 모차자 1 1610 2010-12-22 21:52:29
 

오늘은 군대간 조카를 면회하고 왔습니다.



여동생 아들입니다.



탱크부대 탱크 조종수로 군복무를 시작한지 5개월째 됩니다.



의젓해진 육군 일병의 경례를 받으며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깊어가는 심양의 밤은 바야흐로 혼미하고 흐릿한 슬로운 모션 영상으로 부드럽게 회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일어서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차로 노래방엘 가야 했기 때문이지요.



물론 북한 식당에도 노래방기계가 있었지만 지금과는 달리 1993년 당시에는 속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약간 개사된 양희은의 아침이슬정도...



계산이 마치기를 기다리며 잠시 앉아 있는데 나의 피앙세가 “선생님 이거 드시고 가세요.” 하면서 빨대가 꽃혀있는 작은 앰플병을 주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주는대로 쪼오옥하고 빨아 마셨습니다.

~! 무지하게 썼습니다.



하지만 헤헤 웃으면서 “맛있네요”하니까 “호! ! ! 곰열(곰쓸개)을 맛있다고 하시는 분은 처음봅니다.”



여성복무원들이 둘러서서 킥킥거리며 웃었습니다.



일행중 한 주재원이 강력히 항의 했습니다.

아니 금녀씨 나는 왜 안줘요.?”

선생님은 돈을 내셔야 합니다.”

왜요?”

선생님은 아내처음이 아니시지 않습니까?”

나도 처음인데”

지난 번에 오셨을때 혁명적인 여성동무 공작을 열정적으로 강론하시구서 뭐가 나도 처음입니까?”

으잉~! 금녀씨? 나의 피앙세는 금녀씨구나.’



이 곰쓸개 앰플은 딱 남자 어른 엄지 손가락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그 북한 식당에 가면 술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하나씩 마셨는데 희안하게도 술이 덜 취하고 다음날 숙취해소가 빨랐습니다.



꼭 그림물감 박스 같이 크기의 박스에 12개씩 들었는데 한국에 갈때마다 주위 사람들에게 술하기 전에 권하였더니 놀라운 효능에 열광적인 주당들의 성화에 힘입어 급기야는 한 박스에 4만원씩 받고 파는 장사도 하였습니다.



물론 받은 돈은 웃돈을 더 얹어 술값으로 나갔지만서두 말이지요...



북한 식당에서 사는 가격은 당시에 인민페 100위안이었습니다.



북한 식당을 나오면서 뜨거운 아쉬움에 애가 닳았지만 손을 흔들며 일행을 따라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주재원중 한 사람이 갑자기 아직 노래방가기에는 이른 초저녁이니 한잔 더하고 가자는 야무진 제의를 하였습니다.



하긴 밤만 깊게 어두웠지 8시밖에 안됐으니까요.



그래서 한족 식당으로 끌려 갔습니다.



~ 저야 신참이니 어쩔 수없이 따라 갈 수 밖에 없었지요.



당시에는 심양에 입가심 맥주집이 마땅히 없던 시절이라 이차를 중국음식점에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식당 문을 들어서면서 북한 식당과 다른 대단히 특별한 환경에 접하게 됩니다.

 

우선 진하게 풍겨오는 향채 냄새를 비롯한 꾸리꾸리 잡다무리 냄새들…


요리가 들어오고(이미 북한 음식으로 가득차 있어 보기만 해도 질렸습니다.) 호기있는 가장 높은 선임주재원의 우렁찬 목소리(대부분의 선임 주재원들은 중국어를 잘 했습니다.)


공리불러! 몸매 좀 보자”


으잉? 이게 웬 떡이야! 중국의 국민배우! 붉은 수수밭의 주인공! 공리와 함께 술을 하다니! 근데 나의 피앙세에게 미안한데...’


침을 꼴딱거리면서 어서 공리! 몸매가! 들어오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은 만큼 각 지방마다 그 지방 술이 여러가지가 아닙니까.



심양에도 맥주부터 白酒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지요.

 

술의 도수, , 은 물론이거니와 술병의 모양도 술의 종류만큼이나 각각 독특하게 다 다르고 여러 종류입니다,

 

룽빙주(龍餠酒)가 그 중 하나입니다.

 

이 술의 병모양은 머리 없는 비너스를 연상하면 똑 같습니.

 

양팔은 팔굼치 정도, 다리는 병을 세울 수 있게 정강이쯤에서, 마감이 되어 있습니.

 

그런데!

 

그 술병 몸매의 묘사가 너무나 사실적이고 섬세하며 정교해서 술을 따르기 위해 손으로 잡기가 대단히 민망하다는 사실입니.

 

가슴은 물론이고 약간 봉긋한 아랫배, 그리고 그린듯한 배꼽, 또 그리고…

 

중국의 국민배우이고 붉은 수수밭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공리의 몸매입니.

(나중에 북경 CCTV-1채널의 미술감독으로부터 직접 심양 룽빙주의 병모양이 공리의 몸매를 묘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

 

몇개월전에 심양에 들러 옛날 생각이 나서 룽빙주(龍餠酒)를 시켰더니 묘사가 많이 둔탁해져 있었습니.

 

사회주의 국가에서 이런 예술품을 볼 수 있다니!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



머리 끝까지 차오른 북한 술로 인해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도 우리의 북조선 피앙세에게 미안하지만 龍餠酒에 또 빠져 들었습니다.



아내처음 동무! “

금녀씨는 우짜고  공리만 부등켜 안고 있소?”


그날 다양한 북한 술에다 龍餠酒까지 치사량의 술을 마시면서 저는 속으로 비명을 질러댔습니.

 

어무이~~~~~~~~~~~~~나 죽어요~~~~~~~~~~!!!!!!!!!!!!!!!!!!!!!!!!!!!!!!!!!!!!!!!!!!!!!!! ”

~~~~~~~~~~~~~~~~~~~~~~~~~~~~~~~~~~~~~~!!!!!!!!!!!!!!!!!!!!!”

 

송장 치우는 줄 알았습니다.

 

뒤에 이 龍餠酒는 북한 식당의 꾀꼬리에게 살가운 대접을 받게 되지요.




모두 즐겁고 행복한 하루이셨지요?


일교차 심하고 온도의 변화가 불규칙한 요즘 몸살 감기 조심하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20101222일 늦은 저녁시간에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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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황 ip1 2010-12-22 22:09:59
    정말너무 재미 있습니다.
    다음은 어떤일이 있을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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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티옌 ip2 2010-12-23 13:57:18

    - 밍티옌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0-12-23 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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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티옌 ip2 2010-12-23 14:00:25
    아유 재밌네~~
    언제나 흥미있게 보고있읍니다.
    아? 그럼 하나원을 나오기전 선양에서부터 러브 스토리가 탄생하는 거군요?
    워 밍티옌 짜이라일러 !
    짜이찌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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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처우마 ip3 2011-09-17 05:06:19
    글쓴이는 rrokmc81@daum.net 연락바랍니다.
    또는 010-6335-2746으로 문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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